구미 가스 유출 사고, 주민들은 집단 이주
사건 발생 열흘만에 현장을 찾은 유영숙 장관이다.
출처: MBC 뉴스화면 캡처
지난 9월 27일에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의 ㈜ 휴브글로벌에
서 독성물질인 불화수소산 가스가 누출된 이후 사고 수습
이 계속 늦어지면서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정
부가 5일부터 합동조사단을 구성하여 활동에 들어갔지만,
이미 누적된 피해가 상당하여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이 일
고 있다. 이미 2500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찾은 가운데
피해 지역 주민들이 급기야 안전 지역으로 이주를 시작하
였다. 구미 가스 유출,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구미 사고 관련하여 집중 질문을 받은 유영숙 장관의 모습이다.
불산 가스의 위험성에 대해 무지했다
이번 사건으로 유출된 불화수소산(불산) 가스는 독성과 침
투력이 매우 강한 물질이다. 사람이 불산가스를 들이마실
경우 호흡기 점막과 뼈를 손상시키고 신경계를 교란한다.
문제는, 가스 유출 이후 해당 지역 주민들 뿐 아니라 현장
에 출동했던 소방관, 경찰관, 심지어 기자까지도 후유증으
로 인해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사건 수습을 위해 출
동했던 인원들도 불산에 대해 잘 몰랐다는 증거이다. 실제
로, 중화제인 소석회가 없어 물을 대신 뿌리는 바람에 제대
로 중화가 되지 않은 불산이 물에 섞여 또 다른 피해를 낼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포도들이 말라 죽고 있다.
피해는 계속 누적되고 있다
불산 가스 누출 이후 지금까지 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계속 가스로 인한 피부 발진이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사고가 난 공장 인근의
식물들이 색깔이 변하고 말라 죽어가는 모습이 항공 사진
을 보면 뚜렷하다. 밭의 농작물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가축
들 역시 피가 섞인 콧물을 흘리고 기침을 하는 등 이상 증
세를 보인다. 피해 지역에는 약 800여 마리의 소가 사육되
고 있었다. 해당 회사 건물은 이미 곳곳이 불산으로 인해
부식되었다. 급기야 주민들은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
를 결정했다.
노랗게 말라버린 포도나무의 모습이다.
제목: 구미 가스 유출 사고, 주민들은 집단 이주
구미시와 정부의 대응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환경부는 국정감사에서 불산 가스 누출은 구미시의 책임이
고, 관련 자료는 제공했다고 밝혀 빈축을 샀다. 물론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구미시가 1차적으로 책임을 지고 대응하
는 것은 맞지만, 심각한 독성 물질 피해가 발생한 이상 환
경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이 남는다. 구미시도 불산의 독성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대
응했다. 충분한 중화작업을 하기도 전에 자체적으로 대피
했던 주민들을 설득해 다시 마을로 돌아오게 하는 등 사건
을 서둘러 진화하려는 모습만을 보였다.
남유진 구미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 발생 열흘만에 유영숙 환경부 장관은 구미를 찾았다.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구미시도 토
양 검사와 수질 검사를 의뢰하였다. 때가 늦었다는 원성이
쏟아지지만, 그래도 늦게라도 철저하게 검사를 받겠다니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구미 주민들은
자기 집 근처에 독성 물질을 취급하는 곳이 있는지도 모르
고 있다가 느닷없이 날벼락을 맞았다. 부디 철저한 대처를
통해 더 이상 피해가 늘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작업 도중 가스유출로 목숨을 잃은 직원의 영결식에서 유족들이 울부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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