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귀순으로 드러난
믿을 수 없는 경계 태만
귀순한 병사가 넘어온 철책이다.
며칠 전 북한군 병사 한 명이 근무중에 상관 두 명을 총살
하고 귀순하여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그와 거의 비슷한 시
기에 강원도에서 일어난 북한군 귀순사건의 진실이 밝혀지
면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일에 강원도 고성
군 최전방 GOP로 북한군 병사 하나가 귀순했다. 당초 군에
서는 소초에 설치된 CCTV로 병사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
혔다. 하지만, 10일 합참에서는 북한군 병사가 소초의 생활
관 문을 두드려서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다른 곳도
아니고 최전방 철책을 경계하는 GOP의 경계가 이처럼 쉽
게 뚫렸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자체이다.
‘노크 귀순’으로 논란이 된 동부전선의 모습이다.
출처: 뉴시스
허위 보고를 했다
앞에서 말했듯이, 처음에 군은 북한군 병사를 소초에 설치
된 CCTV화면으로 확인하고 나서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
다. 하지만 10일 합참 발표에 따르면, 이는 사실과 전혀 달
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군 병사는 지난 2일 오후 8시경
비무장지대의 북쪽 철책과 전기 철조망을 넘었고, 이어서
3중의 우리 측 철책을 차례 차례 넘어 마침내 오후 11시
19분쯤 GOP의 생활관 문을 두드렸다. 해당 부대는 북한군
병사가 소초 담장을 넘어 생활관 문을 두드릴 때까지 전혀
북한군 병사의 이동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
만 해당 부대는 소초의 CCTV로 병사를 확인했다고 보고했
고, 정승조 합참의장도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같은 내용
으로 답변했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자신이 잘못된 증언을 했음을 인정했다.
제목: 북한군 귀순으로 드러난 믿을 수 없는 경계 태만
보고 누락도 있었다
해당 부대는 귀순 다음날인 3일에 정정 보고를 통하여
CCTV가 아니라 북한군 병사가 직접 생활관 문을 두드려서
신병을 확보했다고 다시 보고를 올렸다. 하지만 보고를 받
은 상황실 실무자가 이를 보고하지 않고 누락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군에서는 ‘실무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과
연 실무 착오였는지, 그리고 그런 실무 착오가 이런 중요한
사건에서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만 더욱 커지는 상황
이다.
철책을 점검하는 병사들의 모습이다.
출처: 노컷뉴스
전방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
이번 합참의 발표를 계기로 전방 경계 태세에 대한 불안감
이 증폭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지역은 이전에도 민간인
이 철책에 구멍을 뚫고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곳이기
도 하다. 그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철책을 통과하여 이
동하는 사람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면서 군의 전방 경계에
심각한 허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무려 5.5km
가 되는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어떤 병사나 감시 장비도
북한군 병사를 파악하지 못했다.
경계초소의 모습이다.
출처: mbn뉴스 캡처
일단 해당 부대는 경계태만과 허위보고로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휴전선은 우리 나라의 최전방으로 24시간
경계 태세가 유지되어야 하는 곳이다. 군은 경계 근무의 효
율성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첨단 감시 장비를 도입하고
CCTV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장비가
좋아도 감시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방 경계 전반에 대해 철저한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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